용인제일메디병원에 가서 코로나 대면진료를 받은 날이 내가 확진 사흘째인 8월 25일(목)이었다. 병원 다녀온 날 몸이 날아갈듯 링거빨 발휘가 되어 거실에서 노트북도 보고, 강아지랑도 놀고, 티비도 보고, 빨래도 개고... 평상시처럼 생활했다.
비확진자 남편은 한시름 놓고 일하러 나갔다가 근육통으로 살림을 본격적으로 못하는 와이프 때문에 끼니때마다 들락거렸다. 너무 평소처럼 놀았는지 저녁 때가 되니 뒷골이 살짝 흔들리는 느낌이 왔다. '무리 했나' 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일찍 잠들었기 때문에 확진 나흘째 이른 새벽에 깼다. 평소대로 물 한 잔 마시고, 내가 기상한 걸 보고 덩달아 기상한 강아지와 눈인사도 하고, 음악도 듣고, 책도 들춰보고, 노트북으로 모닝미라클 인증글도 쓰다보니 아침 식사 시간이 다가 오고 있다. 밥 차려 달라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깨우고는 두통인듯, 어지러움증이 그 전 날 밤보다 심해진 건 아침에 너무 놀아서 그런거라 여기며, 약을 먹기 위해 빨리 아침을 먹었다. 식사 후 쉬다가 전날 다녀온 용인제일메디병원 진료비를 상해보험사 어플을 이용하여 처리했다.
대면진료 병원에선 이틀 더 항생제를 맞기 위해 내원하라고 안내했을 때만 해도 다시 병원 가야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그런데 어지러움증이 점점 커진 오후엔 밖에 있는 남편을 불러서 아들과 병원을 다시 찾았다. 수액으로 맞는 항생제는 10분만에 투여가 끝났다. 침상 배정 없이 간호사실 앞쪽 의자에 앉아 이동형 링거대에 수액을 걸고 맞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 수액이나 영양제 없이 항생제 투여받은 몸은 그 전날의 가뿐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상체의 근육통으로 핸드폰 들고 있기도 힘들다. 잠깐 메시지만 확인 후 바로 내려놨다.
확진 닷세째가 되었다. 어지럼증과 울렁증은 가시질 않는다. 조금 앉아 생활하고 2-3시간씩 누워있었다. 그래도 밥도 먹고 잠깐씩 애들 참견도 하고, 취미 생활인 남의 집 인테리어 경험담도 들춰보았다. 그러다가 '아, 어지러워' 하며 방으로 들어가고, 귀가 멍멍하니 떠드는 소리에 신경질이 나고, 애들 소리 때매 잠은 못 들겠고 신경만 날카로워져갔다. 병원에 항생제 맞으러 가야하는데 하면서도 어지러울 생각하니 집을 못 나서겠어서 병원행은 포기하고 계속 몸져눕게 되었다. 토요일 병원은 몇 시에 진료마감인지 알아볼 엄두도 못하고 핸드폰질도 포기할만큼 어지러운 시간이 된 것이다. 계속 파스를 갈아 부쳤다. 어깨와 팔의 통증이 왼쪽과 오른쪽을 하루 또는 반나절씩 오가고 있었다.
8월 28일. 확진 엿세째. 주일이다. 강아지 간식으로 고구마를 삶아놓고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누운 채로 핸드폰 유투브 접속해서 예배 영상을 시청은 못하고 중간중간 눈 감고 들었다. 아이들이 온라인 예배를 자율적으로 잘 들을리 만무했지만, 감시할 여력이 없다. 어지럽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8월 29일 격리 마지막 날이다. 제일 처음 격리자가 된 초5 셋째는 그 전 날 밤 12시에 격리해제가 되어 아침 7시부터 등교준비를 하고 있었다. 격리기간이 무척 지루하고 괴로웠나보다. 한 아이만 빠진 상태에서 확진자 넷은 집에서 하루를 또 보낸다. 나는 어지럼증이 가시질 않는다. 자고 일어난 새벽녘 한 두 시간은 멀쩡하다가 그 이후 상태 급격히 악화, 하루를 또 누워 지냈다.
8월 30일(화), 격리해제일이다. 기대와 달리 기분이 막 좋지도 않고 그저그랬다.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걸을 힘은 없고 자전거라도 잠깐 타고팠던 나의 소망은 실현할 수 없게 되었다. 격리해제된 둘째인 초6도 등교를 하고 이제 어린이집 안 보내고 하루 더 집에 데리고 있기로 한 막내와 홈스쿨러 첫째까지 셋만 단촐히 있게 된 날이라 비교적 조용했다. 아침 식사를 한 후, 내리는 비를 보려 거실에 앉았다가 기운 없어서 안방으로 가서 침대에 다시 누웠다.
"아, 내 침대~~~!!"
얼마만에 안방 입성인가? 그런데 감정을 느낄 체력이 아니다. 딸 방에서 토퍼매트 깔고 자던 지난 날을 떠올리다가 머리가 아팠다. '아무 생각 말고 누워 있자.'
아침이 되니 격리해제 축하한다는 친구의 전화가 걸려왔다. 비슷한 시기에 코로나 격리되어 아직 격리해제 되려면 하루를 더 기다려야하는 친구는 '나갈 수 있는 몸이 되었는데, 왜 집에 있어?' 하며 누워있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만큼 썩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한동안 수다 후 전화를 끊고 다시 잠들기 위해 애썼다. 여전히 어지럽다. 막내를 첫째에게 부탁하고 점심도 알아서 먹으라했다. 오후가 되니 머리가 깨질듯하고 어지럽고 저 멀리 계신 엄마가 보고 싶었다. 내가 엄마를 보고 싶다는 건 위중하다는 거다. 일하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빨리 오라했다. 한 시간 뒤 남편이 왔다. 타이레놀 한 알을 건네줘서 먹고 근육통으로 쑤시는 이곳저곳을 주무르라고 요청했다. 두통약이 날 살렸다. 그래도 어지럽다.
8월 31일(수), 격리해제 이튿날, 근육통에 어지러움증으로 찌뿌둥하다. 타이레놀을 시간 맞춰 챙겨 먹어도 머리가 너무 묵직하다. 참고 참아도, 자고 또 자도 해결이 안된다. 저녁즈음 남편이 상태를 듣고는 이른 귀가를 했다. 세브란스 응급실을 가자한다. 그 얘길 들으니 병원가야 살 것 같기도 한데, 움직이려니 너무 어지러울까봐 겁도 났다. 그래도 이 상태를 지속할 수는 없다. 병원에 가려고 옷을 갈아입고 길을 나섰다.
동네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을 처음 방문했다. 응급실 문 밖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일정 시간 대기 후 호출 받아 병원 내부로 들어갔다. 접수 후 대기, 증상 접수, 대기...... 15분 이상 대기 후 진짜 응급실로 들어갔다. 환자복으로 갈아 입고 배정받은 베드에 누웠다. 이제 숨 좀 쉴 것 같은 느낌적 느낌....
혈액체취 후 수액을 투여받았다. 어지럼증 처방약도 추가로 링거대에 걸렸다고 하는데 그새 잠들어서 못봤다. 신비로운 수액이 내 혈관에 추가될 때 평화가 찾아왔다. 두 시간여 수액을 맞고 혈액검사 결과가 나왔다. 전해질 상태 별 문제 없고 염증수치도 정상인데 어지러움증은 원인이 너무나도 다양하니 좀 더 검사를 원하면 뇌CT를 받겠냐해서 거절하고 퇴원수속을 받았다. 응급실 처방약을 받아 집으로 와서 한결 가뿐한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
****이후 내용(근육통 관련 내용) 추가 예정. 근육통은 빨리 해결이 안되고 한의원을 꾸준히 다녔다. 내가 다니는 한의원에는 코로나 후유증 해결을 위한 탕약이 미리 준비되어 있었고, 보험 적용이 되어 가격도 저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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